2021년 1월호제317호 배워봅시다 - 티핑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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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티핑 ‘티핑포인트’라는 용어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현재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우리 사회 속에서 다양하게 발견할 수 있는 티핑포인트, 그리고 저작권 문제를 이야기해보자.글. 김고금평 머니투데이 문화부 차장‘도약’이 중요한 시대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NHN을 그만두고 미국에서 3년간 체류할 때 이야기다. 회사를 떠나면 다음 비즈니스를 바쁘게 고려할 법한데, 김 의장은 전혀 그러지 않았다. 대신 문화생활을 즐기고, 게임을 하고 지인들과 술을 마시는 평범한 일상을 만끽하며 사람들과 친화력을 강화했다. 그리고 귀국하면서 그는 획기적인 아이디어 하나를 꺼내며 국내 IT업계 판도를 바꿨다.그것은 PC 웹에서 모바일 시장으로의 전환이었다. 카카오톡을 시작으로 카카오페이 등 금융서비스, 택시 등 모빌리티 분야에서 지금의 첨단 시스템을 자유자재로 이용하게 된 순전히 새로운 세계를 일찍 내다 본 티핑 그의 안목 덕분이다.과거 비즈니스는 1에서 2로, 2에서 3으로 점진적으로 올라가는 단계를 밟는 게 정석이었다. 안정적이고 수월했다.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1에서 2로 올라가는 노력보다 1에서 10으로 껑충 뛰는 ‘도약’이 중요한 시대다. 김 의장은 1에서 10으로 완전히 도약한 뉴노멀(새로운 기준)이었다.이를 성취하려면 비즈니스의 정석으로 통하는 코스를 밟기보다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완전히 다르게 봐야 한다. 사업 대신 문화를 즐긴 건 더 큰 그림을 보기 위한 나름의 전략이었던 셈. 쿠팡이 ‘물류의 혁신’을 일으키며 온라인 상거래의 주류로 떠오른 것은‘로켓배송’이라는 네 글자 때문이다. 이 글자 하나를 만들기 위해 쿠팡은 수많은 실험과 실패, 혁신의 과정을 숨 가쁘게 체험했다.두 사례 모두 ‘티핑포인트’의 주인공이다.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는 어떠한 현상이 서서히 진행되다가 티핑 작은 요인으로 한순간 폭발하는 것을 말한다. 단어 뜻 자체는 ‘갑자기 뒤집히는 점’으로, 엄청난 변화는 실은 작은 일에서 시작돼 폭발적으로 번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다양한 티핑포인트의 기록티핑포인트는 시카고 대학의 모턴 그로진스 교수가 1957년 ‘화이트 플라이트’ 연구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다. 이 연구에서 그로진스 교수는 특정 지역에 새로운 인종이 이주해 오면 기존 인종들이 다른 곳으로 떠나는 ‘대도시의 분리’가 일어난다고 봤다.실제 1960년대 미국 몇몇 지역의 백인들이 도심을 갑자기 떠나 버리는 현상(화이트 플라이트, white flight)이 발생했는데, 사회학자들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숫자가 어느 특정한 지점, 즉 20%에 이르면 그 지역 사회가 한계점, 다시 말해 남아 있던 거의 모든 백인이 한순간에 떠나버리는 한계점에 도달한다는 점을 발견했다.영국 출신 미국의 역사학자 티핑 말콤 글래드웰은 저서 ‘티핑포인트’(2000)를 통해 이 용어를 다시 유행시켰다. 그만큼 ‘전환점’을 갖게 된 사건들도 적지 않았다. 1989년은 세계화의 티핑포인트였고, 2020년은 전염병의 티핑포인트로 기록된다.말콤이 가장 보편적으로 적용한 티핑포인트 사례는 신발 브랜드 ‘허시파피’다. 이 신발은 잘 나가다가 1994년 연간 매출이 3만 켤레로 뚝 떨어지는 위기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갑자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이듬해 매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하더니 무려 43만 켤레가 팔려나가고 1996년에 170만 켤레가 팔려나가는 대이변이 일어났다. 이유는 ‘입소문’ 때문이었다.1994년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주인공 톰 행크스가 허시파피를 신었다는 사실, 1995년 유명 디자이너들이 패션쇼에서 허시파피를 부각시킨 사실 등이 입소문을 타고 번진 것이다.세 가지 규칙말콤은 어떤 아이디어나 경향이 불처럼 번지는 마법의 순간을 ‘티핑포인트’라고 정의한 티핑 뒤 이를 통해 유행이 만들어지는 세 가지 규칙을 제시했다.첫째 ‘소수의 법칙’이다. ‘화이트 플라이트’나 ‘허시파피 신발’ 사례처럼 80대 20의 원칙의 적용이 그것. 어떤 상황에서든 작업의 80%는 참여자의 20%에 의해 수행된다. 대부분의 사회에서 범죄자의 20%가 범죄의 80%를 저지르고 맥주 마시는 술꾼의 20%가 전체 맥주 소비량의 80%를 마시는 식이다. 사회적인 변화 역시 소수의 몇몇 사람들에 의해 널리 퍼진다.둘째 ‘고착성 요소’다. 메시지는 퍼뜨리는 사람 못지않게 내용이 중요하다. 고착성은 어떤 사람의 기억 속에 어떤 메시지가 고정되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한 변화들은 그 정보가 얼마나 고착적인지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발생한다. 미국 어린이 방송 교육 프로그램인 ‘세서미 스트리트’는 고착성 요소의 단적인 사례다.마지막은 ‘상황의 힘’이다. 아무리 대단한 변화도 결국 티핑 그것이 발생한 시대와 장소의 조건과 상황에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미국 볼티모어에서 매독의 전염은 겨울보다 여름에 훨씬 더 많이 퍼져나갔고, 한때 유행한 허시파피 신발의 재유행은 이스트 빌리지 변두리에 사는 청소년들이 사서 신었다.2020년 코로나19가 이전 세계와 구분 짓는 티핑포인트로 작용한 상황은 겨울에 강한 전염성을 몰고 오기 때문이다.온실가스 배출이 초래한 기후 위기는 매년 화제지만, 누구도 크게 실감하지 못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기후 변화는 동전의 양면이라며 사스, 에볼라, 메르스, 코로나 등의 질병은 기후 위기가 한계가 와서 티핑포인트가 돼 질병이 더 확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결코 따로 노는 ‘독립 변수’가 아니라는 얘기다.우리 일상에는 수많은 티핑포인트의 순간들이 넘친다. ‘새벽배송’ 키워드로 시작해 전국 온라인 먹거리의 대표 주자가 된 티핑 마켓컬리, 부와 행운에 대한 성찰을 담아 올해 베스트셀러로 오른 책 ‘더 해빙’ 등이 그것.이들은 모두 몇몇 사람들의 사용 후기로 번진 입소문(소수의 법칙), 아침에 어떻게 먹을 것인가/돈을 어떤 마음으로 모아야 하나(고착성 요소), 새벽이라는 상황과 코로나로 인한 환기된 부의 관심(상황의 힘)이 티핑포인트 유발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하지만 티핑포인트로 막강해진 유튜버와 인플루언서의 콘텐츠나 기업의 제품들은 관심을 끌수록 제지당하는 한계도 수시로 관찰된다. 바로 저작권 침해 요소다.얼마 전 현대자동차의 신차 결함을 여과 없이 올린 유튜브 채널 2곳은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긍정적 메시지와 함께 현대자동차로부터 콘텐츠 무단 사용이라는 저작권 침해로 고소당하는 일이 동시에 벌어졌다. 한쪽에선 소수·콘텐츠·상황의 3박자가 들어맞는 ‘티핑포인트’로 구독자 수가 급속히 증가하는 인기를 얻었지만, 그에 따르는 티핑 대가도 혹독히 맞봐야 했다.무심코 쓴 작은 ‘저작 콘텐츠’가 되레 큰 후폭풍이 되지 않도록 티핑포인트라는 유행만 좇지 말고 그 뒤에 숨은 위험 요소도 유심히 살펴봐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반짝반짝 빛나는 당신의 창작물을 지켜드리겠습니다! 창작자의 창작물은 오래 시간을 고뇌한 결과물입니다. 그것은 그 누구의 것이 아닌 오롯이 창작자의 것입니다. 그것을 마음대로 공유하고, 자신의 것처럼 사용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됩니다.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창작자를 응원합니다.webzine-copyright.or.kr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발행하는 월간 〈저작권 문화〉의 저작물은 ‘공공누리’의 출처 표시·상업적 이용 금지· 변경 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사진, 일러스트, 만화는 이용할 수 없습니다. 공공누리는 공공기관의 저작물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표준화한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표시제도입니다(공공누리 kogl.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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